영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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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Back At 2025
2025년 회고
2025-12-25

어느새 2025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전통에 따라 올해 회고를 작성해보자.

게임

새 게임을 이전처럼 굵직하거나 많이는 못했었다. 그래도 기억에 남거나 클리어한 게임은 많이 있고 괜찮았다.

  • STONKS-9800
  • Steins Gate
  • CHEESE MOON
  • SPLIT FICTION
  • 도시전설 해체센터
  • 미니 코지룸
  • A YEAR OF SPRINGS
  • NINE SOLS
  • CLOVER PIT
  • BLUE PRINCE
    • 편집증이 왜 생기는지 알 수 있었다. 퍼즐이라기보다 진정한 추리에 가까운 굉장한 경험이었고, 이게 왜 더 유명하지 않은지 아쉽기만 하다.
  • PEAK
  • The Coffin of Andy and Leyley
  • Keep on mining
  • Rocket Rats
  • Town to City
  • HOLLOW KNIGHT SILKSONG
  • The Life and Suffering of Sir Brante
  • BEST SERVED COLD
  • LUMA ISLAND
  • ESCAPE FROM DUCKOV
  • Limbus Company
  • ShellDiver
  • Factorio Space Age
    • 또 클리어 했다. 이번엔 올 레전더리와 Shattered planet 도달까지 목표를 달성했다
    • 약 48K SPM 정도를 달성했는데, 1M SPM 까지 계속 달리고 있다.

factorio nauvis

팩토리오 정말 재밌다. 정말정말 재밌다.

스팀 2025 돌아보기

노래

많은 좋은 노래를 발굴했고, 원래 좋아하던 노래들도 많이 들었다. 출근길과 회사에서 힘들 때 헤비메탈과 보컬로이드를 번갈아 들었는데 도움이 됐다.

  • 10cm - Nothing's Going On
  • PinocchioP - 너도 나쁜 사람이라 다행이야
  • 이찬혁 - 파노라마
  • Kendrick Lamar - Not Like Us
  • 부활 - 슬픈 바램
  • MIKA - Keep it Simple
  • Greta Van Fleet - Black Smoke Rising
  • Greta Van Fleet - Heat Above
  • Ghost - Peacefield
  • Dead Poet Society - Animation
  • Ozzy Osbourne - I Just Want You
    • RIP
  • Des Rocs - Suicide Romantics
  • L'Arc-en-Ciel - Hitomi No Jyunin

2025

프로젝트

요즘에는 개발 의욕이 줄었다기보다 기술적으로 도전적이거나 흥미가 가는 일들이 별로 없다고 느낀다. 대부분의 것들은 이미 있거나 굳이 만들기에는 해왔던 것들의 반복이고, 막상 도전하고 싶은 것들은 굳이 만들어야 하나 싶어서 크게 의욕이 안나더라. 2024년 회고과 똑같은 감상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어떤게 부족하고 더 배우고 싶은지가 좀 더 명확하게 느껴진다.

새로운 기술 스택, 언어, 프레임워크, 아키텍쳐 등을 계속해서 해보려 하지만 지금 사용하는거에 비해 딱히 맘에 드는 것이 없거나, 상황에 맞지 않았다. go, java같은건 여전히 건드리고 싶지 않고 rust와 zig정도가 큐에만 있지만 당장 필요한 경우가 없었다. 예전에는 뭘 해도 재밌었는데 이제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효율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서 아쉽다. 이게 어른/시니어가 되어가는걸까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것은 tanstack start와 tanstack의 다른 프레임워크들이었다. 개같은 nextjs를 그동안 늘 버리고 싶었으나 그럴싸한 대체제를 못찾다가 찍먹해본 후 완전히 반했다. (nextjs는 정말 당한 것도 많고 정말 싫은데... 다음에 글을 써보고자 한다) 그리고 ASP.NET Core 에 익숙해진 것과 Gleam 찍먹해보는 것도 있다.

그래도 실용성이 있거나 정말 꼭 필요하고 유니크한 것들은 의욕있고 재밌게 만들 수 있었다.

작년부터 몇개월간 개발하여 지금까지 홈서버에서 돌아가고 있는 레츠코 가 올해의 거의 유일한 제대로 진행했던 프로젝트다. 가상화폐 자동거래 봇 정도로 시작해서 꽤 탄탄해진 아키텍쳐로 만들어가면서 재미를 느꼈었는데, 처음에는 sqlite 하나에 nextjs 모노리스 서버로만 돌아가던게 지금은

  • duckdb 분산 db를 구축해서 안전성 구축, sqlite대비 훨씬 빨랐는데 duckdb v1.1.3 에서 db가 고장나는 문제가 있어서 업그레이드 후 분리하고 정합성 확인
  • 2M+ 캔들에 대해 동시에 300개 이상의 백테스팅을 돌리기 위해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ASP.NET Core 서버로 마이그레이션
  • 알고리즘 서버는 prod 서버와 계속해서 리컴파일되어야 하는 dev 서버를 동시에 띄우기 위해 분리
    • 프로세스간 커뮤니케이션 병목을 unix domain socket gRPC 기반 배칭으로 해결
  • ticket fetch 서버는 변경이 없고 최대한 다운타임을 줄여야 해서 분리
    • redis reliable queue를 통해 db 서버로 데이터 전달
  • OpenTelemetry로 모든 서비스 signoz integration
  • healthchecks.io, discord 웹훅 등으로 이벤트와 헬스체크 자동화

등으로 니즈에 맞는 것들을 그때그때 추가하면서 개발하다 보니 기술적으로도 도전적이었고, 실제로도 유용하게 돌아가고 있어 정말 재밌었다. 현재 반 년 정도 굴러가고 있는데, 1년 반정도 돌아간 뒤에는 따로 블로그 글을 써볼 생각이다. 계속해서 자랑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결과가 나와야 이런 쪽 글은 끌림이 있을 것 같아서 미루고 있다.

외에는 큼지막하게 한 프로젝트는 딱히 없다. 개인 서버 생태계에 붙을 OIDC provider를 만들고 있고 배포된 서비스들 유지 보수가 주였다. 프로젝트 외에는 Advent Of Code를 하거나 log processor나 database, distributed* server 등의 vector, signoz, clickhouse 같은 프로젝트의 아키텍쳐와 코드를 읽으면서 공부한 것들 정도가 있다.

회사

작년에 입사하자마자 회사가 터진 뒤 다시 돌아온 회사에서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다. 스위치 게임 포팅, 인프라/팀 기술 지원, 게임 클라이언트 개발부터 PD 까지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데... 기술적으로 발전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내가 하고 싶은 방향은 아니라서 아쉽긴 하다. 하지만 곧 큰 서비스의 서버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기도 하고 (아마도?? 사실 이 말에 혹해서 취업사기당해서 1년째 이러고 있는데) 또한 지금 하는 일들이 나에게 꽤나 도움이 되기도 한다.

주니어 키우는 일부터 시작해서 팀 전체와 프로덕트에 대한 책임감, 매니징과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등의 다양한 고난을 강제로 떠맡겨지거나 주도하고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과거의 내 모습이 생각이 많이 났다. 시니어가 할 수 있어야 하는 것들, 책임감과 믿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 등은 지금까지의 내 모습과 크게 대조되는 것들이었으며 - 이렇게 해야한다고 주입한다고 할 수 있는 일들 또한 아니었기에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고, 해야만 하는 필요성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의 끝에는 항상 그때의 나를 관리해야 했던 사람들,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힘듦에 공감하거나 미안함이 생기더라. 이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고 전에 일하던 사람들이 말해주거나 평가받을 때 여전히 미안하고, 크게 감사드렸다. 단순히 일을 잘하는 것 보다 중요한게 정말 많았는데, 그걸 몰랐던 내가 아쉽고, 앞으로 더 발전해야할 내 모습에 기대하게 된다.

지금은 어쩌다 보니 PD자리에서 일단 게임을 만들고 있긴 한데, 정말 복잡한 상황이지만 아무튼 어쩌다 PD가 되긴 했으니 내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도전하고 있다.

일상

올해 초에는 집에서 요리도 하고, 다양한 게임도 하고 꽤나 에너지 있었다. 파스타를 겁나 많이 만들어서 실력이 자랑할만큼 괜찮아졌다.

때깔좋은 감바스

6월에는 친구와 일본 여행도 다녀왔다. 6일동안 나고야-도쿄를 크게 돌았고 마지막에는 비싼 온천 숙소에서 세상 행복하게 쉬었다. 세상에, 숙소에 헬스장도 있고 뭐도 있고 뭐도 있고 마트가면 겁나맛있는 초밥도 있고.... 돈 벌어서 또 가고 싶다.

일본

하지만 날이 갈수록, 하는 일이 많아지고 힘들어질수록 회사에서의 피로가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워라벨이 진짜 존재하는 거였는지 깨달을 수 있었던 (사라진)전 회사와 다르게 게임회사, 특히 지금 회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 전력의 120%를 항상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ADHD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만을 극대화해서 완전 잘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생산성이나 집중력은 항상 피크를 찍지만 결국 에너지 소모가 지나치게 심하면 번아웃과 탈진이 엄청 빠르게 오더라.

퇴근 후 집에 도착한 후, 그리고 주말까지도 전혀 마음의 여유가 없다. 번아웃은 번아웃대로 걱정이지만 오히려 그 때가 되면 느낌이 오니 이상하다 싶으면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단순히 에너지가 딸리는건 좀 문제다. 탈진 후 휴대폰만 겨우 보거나 게임이나 개발도 지쳐서 전혀 하지 못한 날들이 대부분이었다. 회사에서 최근에 내가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의 역치가 크게 증가했다고는 느꼈지만 에너지 관리는 여전히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상태 관리도 능력이니 어떻게 해보긴 해야겠는데, 오쏘뮬 이뮨 비타민만으로는 해결이 안되서... 덜 열심히 한다는게 구조상 불가능하다 보니 소모량보다 생산량을 늘릴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은데, 여전히 모르겠다. 뜨개질처럼 뇌 빼고 리프레쉬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할까 싶다. 여자친구와 탁구할 때 그렇게 재밌고 피로가 풀렸는데, 몸을 쓰는 쪽이 좋을 것 같다.

기록

작년 전 회사에서부터 매일 옵시디언을 통해 할 일, 업무 기록 등을 정리하고 있는데, 정말 좋은 습관이라 자랑하고자 한다.

obsidian

회사에서의 할 일, 집에서 할 일 등을 나누어 매일 데일리 노트에 일을 우선순위대로 나열해 체크하고, 기록해야 할 것들은 기록해 세컨드 브레인으로써 유용하게 쓰고 있다. 매일매일 듀데이트가 있는 일들이나 놓치기 쉬운 일들, 내일로 미루는 일들 등을 트래킹해서 일 마무리까지 진행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취미로 하는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집안일, 사소한 해야하는 일들도 까먹지 않게 적어두고 챙길 수 있다.

컨텍스트 스위칭이 많은 경우에 강제로 일 큐가 안터지게 해주고, 내 앞으로 할당된 일들과 시간 관리가 가능하다. 당시에 뭘 했는지/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등의 히스토리 확인도 쉽고, 마크다운이라 수정도 쉽다.

여러 투두 서비스, 태스크 매니지먼트 툴 등을 써봤지만 결국 옵시디언 혹은 메모장보다 좋은게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끼더라. (I Tried Every Todo App and Ended Up With a .txt File)

2026년은?

2025년은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방향의 성장이 가장 큰 축이었댜. 작년에 목표했던 방향의 성장임에는 확실하지만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달까

굉장히 힘들었지만 결과만 보면 정말 더 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고, 내 인생의 분기점이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영화로 치면 쿵푸허슬마냥 주인공이 혈뚫린 뒤 정신차리고 각성하는 순간으로 생각하고 싶다.

내년? 내년을 생각할 여유따윈 없다. 목표를 딱히 정하고 싶지도 않다. 지금처럼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하면 나는 앞으로 더 잘할 일만 남았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고 싶고, 재밌는걸 많이 하고 싶다.

아무말

회고가 사진 한 장 없이 참 재미없게 보인다. 그래서 글을 다 쓰고 사진을 나중에 생각나는대로 대충 넣었다. 또 좀 더 자극적인 타이틀같은걸로 어그로도 끌고 싶다. 1년만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고 연봉 3억으로 올리는 법 정도로? 근데 연봉 3억으로 올리는 법을 내가 알았으면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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